최근, 유럽은 경제, 유틸리티, 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디지털 혁신의 실패, 러-우 전쟁으로 인한 전기료 인상, 이민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등이 원인으로 설명된다. 대조적으로 미국은 셰일혁명, 신산업 육성, 인재 영입에서 성공하며 유럽과는 다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어려움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문제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 아닐까? 고민해 본다.
1. 에너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가스 공급이 막히며 유럽은 에너지 공급난으로 전기료가 급등해 경제적 어려움이 더 가중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증가로 유럽은 고통받고 있었기에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런던 같은 곳에서는 1인 가국의 전기료가 350달러 가까이 나온다고 한다. EU는 그동안 친환경 에너지에 집착해 왔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취지에는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던 올해 여름을 보더라도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되는 시급한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자 부족한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던 유럽에는 대안이 없었다.
2009년 버락 오바마는 셰일혁명을 들고 나왔고, 이는 석유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세계1위 산유국이 되었고, 셰일가스와 오일은 유가를 안정시키며, 미국 제조업 부활의 기반이 되었다.
2. 디지털 전환
유럽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91%로 미국보다 높다. 모바일 기기는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 중국 업체들로 대부분 채워져 있다. 유럽에서 애플과 삼성 등을 대체할 기업이 나타날 수 있을까? 한국과 중국은 아이폰으로 시장을 주도한 미국을 어느정도 따라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유럽은 이러한 경쟁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이는 유럽의 기술과 생산 분야에서 따라오기 어려운 격차가 생겨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커머스 시장은 아마존에 의해 철저히 장악되어 있다. 유럽은 미국의 디지털 식민지라고 불리울수 있을 정도로 유럽의 디지털 기업이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의 경제가 외국 기업에게 넘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의 재정위기 당시 EU는 독일식 대규모 구조정책으로 남유럽 국가에 높은 실업률을 야기한 바 있다. 독일이 ‘건전 재정’에 집착한 덕분이다. 이에 반해,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가 헬리콥터로 달러를 살포하듯이 재정정책을 풀었다. 2020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회사채 인수 등을 통해 무작위로 달러를 살포했다. 이러한 태도 차이는 기후변화 대응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유럽은 누가봐도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는 선택을 하지만, 이는 결국 이상을 명분으로 한 규제와 정책으로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반면, 미국은 신산업이 성장할 때 돈과 규제를 다 풀어주면서 성장시키고, 충분히 성장한 환경에서 독점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 규제를 가한다.
3. 이민
영국에서는 2024년 8월 반이민 시위대 폭력 사태가 사상 최악으로 번지며, 사회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박애와 포용 정신을 바탕으로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영국과 프랑스 등을 포함해 다양한 유럽국가에서 이들이 사회의 불안요소가 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반면, 미국은 과연 세계의 용광로로 불리울 만큼, 난민과 불법이민자들도 많지만 세계 곳곳의 인재들 또한 받아들이며 미국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유럽의 이상한 죽음’이라는 영국 기자의 책에는 유럽이 난민들에게 무분별한 선의를 베푸는 바람에 피해를 초래했다고 한다. 이러한 대목에서 유럽의 포용적인 난민 정책은 실용 또는 문제 해결에 초점이 아닌, 포용적인 선을 바탕으로 난민 정책이 실행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에너지, 디지털 전환, 이민 이슈를 살펴보며 유럽은 이상을 명분으로 결정을 하는 반면, 미국은 지극히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결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 건전 재정을 위한 구조조정, 포용적인 선을 방향으로 하는 결정을 해왔고, 미국은 석유 의존도 해결,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한 달러 살포, 가입국 정책을 펼쳐왔다. 이는 결국 이상향을 바탕으로 한 정책 결정과 문제 해결이라는 실용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결정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누가 보아도 옳은 명분있는 결정은 멋지다고 누군가에게 박수 받을 수 있지만, 다소의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현실을 고려한 이성적인 선택이 더 탁월하다는 것을 현재의 미국과 유럽을 통해 생각해 본다.